호주 코로나19로 ‘장기 침체’ 오면 주택가격 32% 추락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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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최대 대출기관 커먼웰스은행(CBA)에서 코로나바이러스로 호주 경기가 ‘장기 침체’에 들어가는 경우 주택가격이 30% 추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CBA는 13일 호주증권거래소에 제출한 3/4분기 트레이딩 업데이트에서 코로나19 경기 침체로 인한 잠재적 손실을 메우기 위해 15억 달러를 책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부실채무와 미결부채에 대한 충당금은 총 64억 달러로 CBA에 따르면 주요 경쟁은행보다 높은 액수이다.
이러한 충당금은 호주가 올해 6%의 경기 침체에 이어 내년에는 6%의 급속한 회복세를 보이고 2022년에는 3%의 추가 성장률을 보인다는 CBA의 기준예측에 근거한 것이다. 이에 따르면 실업률은 올해 평균 8.25%를 기록한 후 2022년까지 6.5%로 다시 낮아진다. 또한 주택가격은 다음 3년간 11% 하락한다.
그러나 CBA는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7.1% 감소하고 내년에도 0.8% 추가 하락한 후 2022년 2.3% 증가해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는 ‘장기 침체’ 시나리오도 염두에 두고 있다.
‘장기침체’ 시나리오에서 실업률은 올해 평균 9%, 내년에는 8.5%를 기록한 뒤 2022년에는 6.5%로 개선된다. 이러한 최악의 시나리오에서, CBA 경제 전문가는 향후 3년간 주택 가격이 2020년 3월 최고치 기준 거의 3분의 1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CBA시나리오 및 신용 위험가증자산(Credit RWA) 등급전이 결과
주택가격지수. 2020년 3월부터 2023년 3월까지 계산 2. RWA 강도는 대출노출도의 비율에 따라 유지해야 하는 신용위험가중자산 금액을 나타낸다. 주택 및 기업 신용 RWA 강도는 특수 대출 노출과 기준방식에 따른 노출을 제외하고 계산되었다. 출처: CBA 3Q20 Trading Update Presentation
매트 코민 CBA 은행장은 ABC TV ‘The Business’ 프로그램과 인터뷰에서 은행이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며 “우리는 신중하게 현실적인 경기하강을 고려해야 하지만 지속적인 실업증가를 겪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코민 은행장은 “현재 상황이 3월 말보다 훨씬 나아 보인다”며 호주가 최악의 세계적 보건 및 경제 위기 상황을 피할 수 있다고 낙관하고 있다.
은행권 대부분 2자리수 주택가격 하락 예상
CBA가 가정한 최악의 시나리오는 매우 비관적이지만, 기준전제는 다른 4대 은행과 크게 다르지 않다. 4대 은행은 모두 다음 2년간 주택 가격이 두자리수로 하락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 가운데 웨스트팩의 주택시장 예측 기준시나리오가 가장 비관적으로 20% 하락이다.
다른 주요 경제전문가들도 경제가 올해 말까지 전면 재개되지 않을 경우 부동산 가격이 대폭 하락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코어로직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4월 주택가격은 버팀새를 유지하고 있지만 매매량이 크게 하락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SQM 리서치의 루이스 크리스토퍼 부동산 분석가는 최근 ABC와 인터뷰에서 30% 가격 폭락 전제조건은 2차 코로나19 감염 파도가 발생해 코로나19 봉쇄가 장기적이거나 반복해서 이뤄지는 것이라는 단서를 달았다.
부채상환 유예 요청 차입자 20만명 넘어
CBA에는 코로나19 사태가 최고조에 달했을 때 지원요청 전화가 800% 증가하면서 전화와 온라인 지원 요청이 100만건 이상이었기 때문에 충당금 중 일부를 사용해야 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CBA는 사업대출 약 7만1000건에 대해 상환유예 신청을 받았으며 총 대출규모는 150억 달러가 넘는다고 밝혔다. 상환유예를 신청한 주택대출은 14만4000건으로 500억달러 규모, 개인대출은 2만5000건에 달한다.
코민 은행장은 9월 상환유예 기간이 끝날 때 상환능력이 되는 주택담보 대출 고객이 몇 명이나 될 지는 “예측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CBA는 이미 6개월 상환 연기를 시작했으며, 3개월 되는 시점에 해당 고객들에게 현재 경제상황을 파악해 일자리로 복귀할 수 있고 융자를 다시 상환할 수 있는 형편이 되는 고객들에게는 다시 상환하도록 장려하겠다고 말했다.
코민 은행장은 그러나 상환유예 고객 중에는 9월부터도 계속 지원이 필요한 고객도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CBA는 고객의 상환 능력과 관계없이 모든 주택담보대출에 대해 최소 상환으로 변경한 바 있다. 그러나 이 정책은 상환기간과 총 이자비용을 늘리는 효과도 있기 때문에 많은 은행 고객과 소비자 단체의 비난을 받기도 했다.
CBA는 또한 중소기업 보증 제도에 따라 6,500건 이상의 대출 신청을 승인했고 이는 5억 5500만 달러가 넘는 규모라고 밝혔다. 대출 신청이 가장 많은 부문은 소매업(18%), 건설업(16%), 환대업(14%)이다.
CBA 주택융자 증가로 저금리 압박 상쇄
CBA는 기준 금리 인하로 인해 영업이익에 변화가 없어 3월 분기 법정 순이익과 현금 순이익이 모두 약 13억 달러로 마진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은행은 주택융자가 경쟁 은행보다 1.2% 더 빠르게 증가하고 기업대출도 확대함으로써 이러한 마진압력을 상쇄했다고 덧붙였다.
CBA는 또한 콜로니얼 퍼스트 스테이트(Colonia First State) 펀드 운용 사업의 지분 55%를 사모펀드 회사인 KKR에 17억 달러에 매각했다. CBA는 매각 완료 후 세후 이익이 약 15억 달러에 달해 잠재적 코로나19 관련 손실을 대응할 수 있는 자금이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CBA의 이번 트레이딩 업데이트는 다른 주요 은행과 달리 정기 회계연도에 맞춰 나오기 때문에 다음 단계는 8월 전체 연말 결과에서 배당금에 대한 입장을 검토하는 것이다.
ANZ와 웨스트팩은 모두 코로나19의 경제적 여파를 좀 더 명확히 파악하기 위해 반기 배당금 지급 결정을 8월까지 연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NAB는 주당 30센트 임시배당으로 배당금을 기존보다 훨씬 줄였으며 추가 자본 30억 달러 이상을 조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식시장은 CBA의 업데이트를 긍정적으로 평가해 CBA 주식은 1.9% 오른 60.85달러에 거래됐다.